●손님은 왕이다(?)… 평범한 시민들의 도넘은 갑질

▲ 한 물놀이장에서 고객들이 튜브를 타고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지난달 31일 김해의 한 물놀이장 튜브 대여·판매 매장 앞에서 고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물놀이장을 찾은 고객 김현우(가명·30) 씨였습니다. 그는 물놀이장 튜브 매장에서 일하는 종업원 이진영(가명·여·50) 씨를 앞에 두고 코인키를 바닥에 내동댕이치며 고함을 쳤습니다. 그는 “직원 교육을 어떻게 하는거야?!”라면서 자신보다 스무 살이나 많은 이 씨를 향해 욕설을 내뱉었습니다.

김 씨는 이날 부인 박미경(가명) 씨와 함께 물놀이장을 찾았다고 합니다. 그는 물놀이를 즐기다 직접 가져온 튜브가 터지자 튜브 대여·판매 매장에서 튜브를 새로 구입했습니다. 매장 종업원에게는 터진 튜브를 보관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매장 종업원은 “규정상 고객의 터진 튜브는 보관하지 않는다”라고 말했지만, 박 씨는 “잠깐 다녀올 테니 좀 맡아달라”고 당부한 뒤 사라졌습니다.

4시간 뒤 매장에 나타난 부인 박 씨는 매장 종업원에게 터진 튜브를 달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종업원 교대가 이뤄지는 사이 박 씨 튜브의 내용을 전달받지 못한 다른 종업원이 터진 튜브를 버린 뒤였습니다. 종업원들은 책임을 지겠다면서 박 씨에게 매장에서 산 튜브 값을 환불해 줬습니다.

그런데, 1시간 뒤 박 씨의 남편 김 씨가 불같이 화를 내며 튜브 매장을 다시 찾았습니다. 그는 “종업원 교육을 어떻게 하는 거냐”면서 종업원 이 씨에게 폭언과 욕설을 뱉었습니다.

 

이 씨는 아들 같기도 한 김 씨에게 고개 숙여 사과했지만, 김 씨는 “당신들 때문에 기분이 엉망이 됐어”라며 물놀이장 티켓 10장을 내놓으라고 요구했습니다. 이 씨는 “물놀이장 이용 티켓은 당일만 사용할 수 있다. 티켓을 줘도 이용할 수 없다”고 대답했습니다. 김 씨는 “티켓 10장 값에 해당하는 74만 원을 당장 내 놓으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결국 이 씨는 그 자리에서 자신의 통장에 있던 74만 원을 김 씨의 계좌로 이체했습니다.

이 장면을 튜브 매장에서 함께 일하던 이 씨의 딸이 지켜봤습니다. 그는 어머니가 김 씨 앞에서 욕을 들으며 고개 숙인 모습을 지켜보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정신적 충격이 너무나 컸던 이 씨는 사흘 뒤인 지난 2일 김해서부경찰서에 김 씨를 ‘공갈혐의’로 고소했습니다. 경찰은 사건 정황을 파악한 뒤 김 씨가 이 씨를 협박해 현금을 갈취한 공갈혐의가 있다고 보고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김 씨의 ‘갑질’ 탓에 마음에 상처를 입은 이 씨는 더 이상 튜브 매장에서 근무하지 않을 것이라고 합니다.

한 때 TV의 한 개그 프로그램에서는 같은 인물들이 상황에 따라 갑과 을로 여러 번 뒤바뀌는 현실을 개그로 만든 적이 있습니다. 실제 우리는 언제 어디서 갑과 을이 될지 모릅니다. ‘손님이 왕이다’라는 잘못된 갑질 문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도 모르게 나오는 갑질의 횡포.  언제쯤이면 사라 질까요?

 

시민과 함께하는 케이피매거진   김지나기자